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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결혼할 거니?' 제발 교회에선 묻지 마세요

글쓴이
황규동[hkdong]
등록일
2019.04.12
조회
435

심경미 목사
교인들 "결혼하라"는 잔소리에 상처받은 싱글 여성들의 이야기 '싱글 라이프'에 담아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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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상처 입고 위로받으러 온 교회에서는 제발 '언제 결혼할 거니?'라고 묻지 말아주세요."

심경미(53) 목사는 최근 펴낸 '싱글 라이프'(아르카)에서 이렇게 외친다.

심 목사는 이화여대 대학원에서 여성학을 전공하고 장로교신학대 대학원을 졸업한 목회자.

싱글인 심 목사가 이 책에서 주목한 대상은 교회 내 싱글 여성이다.

지난 3년간 30~40대 싱글 여성 20여 명을 심층 인터뷰한 내용을 바탕으로 쓴 책을 보면

교회에서 상처받는 이야기가 즐비하다.

어떤 교회 목사는 거의 매주 '청년부는 몇 살까지 참여할 수 있는지' 질문을 받는다.

결혼한 또래나 선배 그룹에 속하긴 불편하고, 청년부에 남아 있기엔 눈치가 보이는

싱글의 하소연이다.

마음의 걸림돌은 '결혼'.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주눅 들기 십상이어서

교회 내 네트워크에서 멀어진다.

심 목사가 '미혼(未婚)' 또는 '비혼(非婚)' 대신 '싱글'이란 단어를 쓰는 것도

미혼, 비혼엔 결혼이란 전제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심경미 목사는 “싱글 교인도 똑같은 하나님 자녀”라며 “앞으로 세미나와 책, 유튜브 등을 통해 싱글이


스스로를 사랑하고 존중하며 행복하게 신앙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지호 기자

예배만 참석하고 빠져나오려 해도 아는 어른들 눈에 띄면 "이제 결혼해야지" 하는 '덕담'이 쏟아진다.

결혼한 사람들에게 '왜 결혼했냐?'고 묻지는 않으면서 싱글들에겐 스스럼없이 돌직구를 던진다.

싱글들이 꼽는 '결혼 독촉 3대 레퍼토리'는 이렇다.

'평생 외롭게 살래?'

 '나이 들면 후회한다'

'그러다 혼자 죽으면 어쩔래?' 거의 협박 수준이다.


오래 다닌 교회일수록 싱글의 부모까지 고통받는다.

 '그 집 자식도 결혼해야 할 텐데, 걱정 되겠어…' 등등.


심 목사가 꼽은 싱글에 대한 최고 무례는 '스트레스를 줘야 결혼한다'는 것.

그는 "스트레스는 스트레스일 뿐이지 그게 어떻게 결혼할 동기가 되느냐?"고 반문했다.

심 목사는 이런 '무례'는 교회 내에 알게 모르게 스며 있는 '정상 가족 이데올로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싱글은 '결혼 대기자'나 '숙제를 풀지 않은 사람'처럼 여겨진다.

그러다 보니 교회마다 '결혼 예비 학교' '임산부 학교' '부부 학교' '어머니(아버지) 학교'는 있어도

 '싱글 학교'는 없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러는 사이 싱글들은 점점 연대감을 잃고 교회를 떠난다.

잔소리 듣기 싫어서 명절 때 집에 가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심 목사가 여러 교회에서 4~5주 과정의 '싱글 세미나'를 열 때에도 선입견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주변에서 "아예 결혼 안 할 작정으로 그런 세미나 들으러 가냐"고 한다는 것.

 "제가 세미나에서 강조하는 건 '결혼하지 말고 싱글로 살라'는 게 아니에요.

오히려 '혼자 스스로 살아갈 수 있어야 결혼해서도 잘 살 수 있다'고 강조하지요.

저도 지금이라도 좋은 사람 있으면 결혼할 수 있고요."

다행히 변화도 생겨나고 있다.

요즘은 교인 등록할 때 과거처럼 '호구 조사' 하는 경우는 사라지고 있다.

또 '심방'도 반드시 교인 집을 방문하지 않고 직장 근처 등 집 밖에서 만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싱글끼리 공통 관심사를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공동체를 마련하는 교회도 늘고 있다.

심 목사는 "교회부터 싱글에 대한 선입견을 고쳐야 한다"며 "무례인 줄 모르고 상처를 주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교인들이 다양한 입장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회는 사랑으로 모인 공동체입니다. 현대사회는 다양한 가족 형태가 있습니다.

결혼한 사람, 이혼한 사람, 사별한 사람,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이 다 어울려 있죠.

이 모두가 하나님의 자녀라는 생각으로 배려하고 존중한다면 교회가 다시 살아날 것입니다."

[김한수 종교전문기자
hansu@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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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 바울도 싱글인데… 배려없는 교회, 불편해요

늘어나는 미혼 성도, 신앙생활 애환 들어보니


만혼 비혼 등 여러 이유로 교회에 싱글이 늘고 있다. 이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교회 공동체를 만들어 신앙의 성장을 잘 이뤄갈 수 있도록 하는 배려와 사역이 필요하다. 픽사베이

‘혼밥’(혼자 밥 먹기) ‘혼영’(혼자 영화 보기) ‘혼술’(혼자 마시는 술) 등 나홀로족의 생활양식이 더는 낯설지 않다.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주택총조사’(2018년)에 따르면 1인 가구가 562만 가구로 2000년 222만 가구에서 152.6% 증가했다. 이런 추세는 계속돼 올해 국내 전체 일반 가구 중 1인 가구 비중이 30%나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 같은 사회적 흐름을 반영하듯 교회에서 결혼하지 않은 35세 이상의 싱글족이 늘어나고 있다. 이전보다 평균 나이가 훌쩍 올라간 청년부나 30대 중후반의 청년부 회장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그러나 싱글족은 교회에서 제대로 신앙생활을 할 수 없다고 하소연한다. 그들의 애환을 더 들어보자.

30대 후반의 직장인 여성 A씨는 어릴 때부터 다닌 작은 교회에서 오랫동안 반주와 교회학교 교사 등으로 섬겼다. 교회에서 “이제 마흔이 되는데 빨리 짝을 찾아야 하지 않겠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적잖이 스트레스를 받았다. 교회 친구들은 이미 결혼해서 부모가 돼 있고 고민을 나눌 상대가 없었다. 그래서 토요일 오후 청년부 모임을 하는 한 대형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다. 2개 교회를 섬기는 셈이다. A씨는 “짝을 만나야 하는데 작은 교회에는 청년이 없고 고민이 많았다. 살기 위해 결정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40대 초반 B씨는 최근 ‘영적 방황기’를 보내고 있다. 10년 이상 다닌 청년부에서 후배들 보기가 민망해 주일예배만 드린다. 마음을 나눌 또래가 없다 보니 외롭다. B씨는 “마흔이 넘으니 청년부에 다니기 힘들고 부부 중심으로 사역이 이뤄지는 장년부에 들어가기도 모호하다”고 했다. “멀쩡한데 왜 결혼 안 하냐”는 말을 들으면 “좋은 자매 있으면 소개해주세요”라고 받아치지만 이런 이야기를 더는 듣고 싶지 않다. 그는 외로움과 우울함을 인터넷 게임으로 풀고 있다.

이들과 달리 무역업에 종사하는 C씨는 비교적 건강하게 자신의 싱글 생활을 즐긴다. 물론 부모님과 지인, 친구들로부터 결혼 질문을 받으면 “때가 되면 만나겠죠”라며 적당히 넘기지만 그렇다고 미혼 상태 때문에 자존감이 떨어지진 않는다. 그에겐 매진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진심 어린 교회 친구들이 있다. 10년 이상 보육원에서 봉사하며 가깝게 지낸 이들이다. C씨는 “정기적으로 시간을 내 봉사하면서 회복되는 경험을 했다”며 “봉사하지 않고 내 기도 제목을 나눌 친구가 없다면 지금 시기를 잘못 보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싱글들은 대개 35세 이상이 되면 교회 청년부에서 활동하기 어렵다고 한다. 40세가 넘으면 ‘강심장’이 아닌 이상 버티기 어렵고, 대부분 그 전후에 청년부를 졸업한다. 이들이 토로하는 어려움은 자신의 고민을 나눌 공동체가 없다는 것이다. 청년부와 장년부 모두 어색하다. 한 주 두 주 예배를 안 드리다 신앙을 잃거나 ‘가나안 성도’가 되기 쉽다.

이들은 또 사람들의 과도한 관심과 말 때문에 상처를 입는다. 책 ‘싱글 라이프’에 따르면 싱글들은 ‘결혼 독촉 3대 레퍼토리’인 “평생 외롭게 살래?” “나이 들면 후회한다” “그러다 혼자 죽으면 어쩔래?”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작은 교회에선 집중받는 게 더하기 때문에 대형교회 쏠림현상이 두드러진다. 큰 교회에는 자신을 모르는 사람이 많고, 작은 교회보다 또래 친구들을 만날 수 있다. 게다가 배우자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서울 오륜교회 ‘새벽이슬 청년부’는 35~44세로 구성된 공동체다. 400여명의 싱글들이 영적 공급을 받고 있다. 지난해 여름수련회 현장(왼쪽)과 겨울 공동체 리더들의 모임 장면이다. 오륜교회 제공

늘어나는 싱글족을 어떻게 세우고 도울 수 있을까. ‘싱글 라이프’를 발간한 심경미 목사는 “교회에서 부부 중심의 사역이 이뤄지고 있는데 전통적인 가정 범위를 벗어나면 소외감을 느끼기 쉽다”며 “만혼 이혼 사별 등 다양한 가정의 모습을 존중하고 배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싱글족에 대한 인식 개선이 시급하다. 결혼해서 아름다운 가정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이유로 싱글이 된 이들이 정체성을 갖고 잘 살도록 격려하는 게 필요하다. 심 목사는 “싱글은 결혼 여부에 상관없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그게 확고할 때 앞으로 어떻게 살 수 있을지 재정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혼문화사역단체 갓데이트(대표 문형욱)는 크리스천 청년의 매칭 프로그램뿐 아니라 싱글들이 자신의 모습을 보고 내면의 상처를 회복하도록 돕는 프로그램 ‘마음 여행’ ‘행복한 나에게 프러포즈하기’ 등을 진행한다. 문 대표는 “하나님의 자녀라는 정체성을 깨닫고 하나님 앞에서 어떤 비전이 있는지 아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상갑 청년사역연구소장도 “교회가 싱글을 위해 하나님 나라에 대한 관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며 “사도 바울처럼 싱글로도 얼마든지 하나님 나라를 위해 살 수 있다. 가정에 얽매이지 않는 싱글이 특히 봉사영역에서 기혼자보다 탁월하게 쓰임받는 걸 보게 된다. 좋은 싱글의 모델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회는 싱글을 위한 공동체를 만들어 이들도 마음 편하게 영적 공급을 받도록 해야 한다. 함께 기도하는 든든한 울타리만 있다면 이들의 영적 방황을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다. 심 목사는 “가정의 달이 되면 교회에선 부부 중심의 세미나가 집중적으로 열린다. 싱글에도 관심을 두고 이들을 위한 세미나와 교육 과정, 모임 등이 있으면 유익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 싱글을 위한다는 말과 행동이 진정 이들에게 도움이 될지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문 대표는 “지나친 관심보다 싱글의 마음을 알아주고 이들을 위해 조용히 중보하며 섬기는 게 더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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